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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7일 토요일

알래스카는 침식중


알래스카 북쪽 끝, 그러니까 미국의 북쪽 끝이기도 한 배로우의 앞바다는 북극해입니다. 그리고 매년 여름 나절이면 북극해는 배로우의 해변가를 쓸어갑니다. 요즈음엔 특히 빨라져서 지난 2년간은 1년에 대략 20m정도의 속도(!)로 해변이 물러서고 있다고 하네요. 걸아놓은 동영상은 지난 6월말에서 7월말까지 매 2시간 마다 찍은 사진을 이어서 만든 것입니다. 그렇게 알래스카는 줄어들고 있더라는 겁니다. 눈에 보이는 속도로. (Dot Earth에서)

2008년 9월 15일 월요일

2020 지속가능성 중심지들

ETHISPHERE에서 2020년 지속가능성 중심지로 10개의 대도시와 10개의 중소도시를 선정했습니다. 대도시는 모두 7가지 부문에 걸쳐 점수를 매기고 공개했는 데, 중소도시의 경우에는 점수가 따로 공개되지는 않았네요. 일단 대도시들 입니다.



토론토, 캐나다
인구: 2,480,000


싱가폴, 싱가폴
인구: 4,600,000


하이데라바드, 인도
인구: 9,200,000


케이프 타운, 남아프리카 공화국
인구: 2,480,000


아부 다비, 아랍 에미레이트
인구: 1,400,000


뉴욕, 미국
인구: 8,200,000


런던, 영국
인구: 7,400,000


멜번, 호주
인구: 3,592,000


꾸리찌바, 브라질
인구: 1,800,000


프랑크푸르트, 독일
인구: 660,000


그리고 중소도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코펜하겐, 덴마크 (인구: 509,000) | 도하, 카타르 (인구:: 339,000) | 에딘버러, 영국 (인구: 430,000) | 헬싱키, 핀란드 (인구: 564,000) | 오슬로, 노르웨이 (인구: 560,000) | 포틀랜드, 미국 (인구: 568,000) | 레이캬비크, 아이슬란드 (인구: 115,000) | 빅토리아, 캐나다 (인구: 78,000) | 웰링턴, 뉴질랜드 (인구: 190,500) | 로테르담, 네덜란드 (인구: 596,000)


흥미로운 전망이로군요. 한데 아시아쪽 도시가 너무 없죠? 우리나라, 일본은 제외하더라도 중국의 도시들을 빼놓고 2020년의 지속가능성을 논한다는 건 좀 무리일텐데 말입니다. 나름 급격한 도시화를 겪고 있는 동남아시아쪽 도시들은 또 어떻고. 그런 의미에서 반쪽짜리란 생각은 듭니다만, 개별 도시에 대한 간략한 설명들은 새겨 읽고 생각할만한 거리들을 던져줍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원문을 참조하시길. (ETHISPHERE에서)

2008년 9월 10일 수요일

앨튼 브라운 아저씨, 지속가능성을 말하다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실텐데. 앨튼 브라운 아저씨, Food Network에서 [Good Eats]라고 요리과 과학, 역사를 코믹하게 접목시키는 쇼를 진행하면서 유명해진 아저씨에요. 한데 이 아저씨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음식과 얼마나 떨어져 있는 지, 말하자면 음식이 어디에 사는 지 혹은 어디에서 길러지는 지, 어떻게 죽는 지, 어떻게 처리되는 지를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 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화에 사는 우리들은 누구도 진정으로 지속가능하게 살고 있지 않은 것이죠.

I realized that we’re so disconnected from our food — where it lives or grows, how it dies, how it’s processed. None of us in this culture are really living sustainably. 

- Food Star Alton Brown Talks Sustainability, Ecorazzi에서

5살난 딸에게 지금 네가 먹는 닭이 이전에 본 농장에 있던 그 닭이라는 걸 가르쳐 주면서 (난리가 났었겠죠?) 로컬푸드과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생각인 데, 80년대에 덴마크 파로에 섬의 고래 잡이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그네들을 전세계적인 비난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네들은 수백년간 '로컬'푸드를 준비해왔더라는 겁니다. 음식이 어디서 오고 어떻게 죽고 어떻게 준비되는 지를 모두들 직접 체험하면서. 일견 잔인해 보이지만 저네들의 사냥이 미국의 도축장보다 더 잔인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음식을 준비하면서 내 손에 피를 묻히면 야만이고 다른 사람이 대신 묻혀주면 문명이라는 구분이 과연 적확한 것일까요. 우리의 음식이 되는 동물과 식물이 어디서 자라고, 죽으며, 처리되는 지 아는 게 지속가능한 길을 가는 조건이라는 브라운 아저씨의 말은 그런 측면에서 새겨들을 이유가 충분해 보이더라는 겁니다. (Ecorazzi에서)

2008년 8월 23일 토요일

만 년 후를 준비한다는 것

"(원자력 에너지는) 화석 연료는 아니지만 매장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분류된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1만 년' 이상 방사성을 띠기 때문에 처리하는 일이 극히 어렵고 위험할 뿐더러 처리 과정에서도 부수적인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

이 지적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덧붙이자면, 원자력 에너지로 상업 발전을 시작한 지 무려 50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일부 언론의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한국·중국·인도를 제외하고는 원자력 발전소 확대를 쉽게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일찍부터 준비해온 스웨덴의 상황을 보면, 이것이 얼마나 골칫거리인지 잘 알 수 있다.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하면서 고심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위험 경고'를 어떻게 표시할 것인가이다. 오랜 시간을 외부와 격리해야 하는 이 처리장에 현재 언어로 "위험하다"고 써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강양구, "MB氏, 녹색 타령 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해!", 프레시안 에서
강조는 제가 붙인 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원자력이란 최소한 만 년 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원자력이라는 게 나름 이점이 있으면서도 쉽사리 '환경친화적'이란 수식어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가까운 미래의 전력수요를 위해 먼 미래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 아무리 봐도 이건 지속가능성의 정의와는 상반되죠. 그래도 그래야만 한다면 최소한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바를 다하려고 노력해야 하겠죠. 한데, 우리네의 '원자력 르네상스', 이런 식으로 잘 준비되고 있는 걸까요?

기술적인 쪽은 일단 빼고, 여기서는 강양구 아저씨가 소개한 스웨덴 기술자들의 고민을 조금만 확장해 볼께요. 만 년 후에 우리네의 언어가 아직 그대로 있을꺼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전에 만 년 후에도 지워지지 않을 경고표시는 어떤 방식으로 그려야 할까요? 만 년 후에도 읽을 수 있게 하려면 원자력발전소 매뉴얼은 어떤 형태로 어떤 재질의 미디어에 저장되어야 할까요?

우연인데, 맥락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요. '긴 현재 (Long Now)' 재단이라고 말입니다. 일단 이 양반들은 만 년을 준비한다면 우리네 달력 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올해는 그러니까 2008년이 아니라 02008년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와 더불어 긴 현재를 대비하는 프로젝트들을 하나 씩 둘 씩 찾아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만 년을 견디는 시계 프로젝트가 있죠. 만 년을 견딜만한 장소를 찾아서 그 위에 만 년을 견디도록 설계된 시계를 놓는 거죠. 이 시계는 최근 SF작가 닐 스테픈슨의 새 작품 [Anathem]영감을 주었다고 해서 또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이 시계, 아날로그에요. 아직 우리가 아는 디지털 미디어중에 만 년을 견딜만한 게 없다고.

중성지로 만든 종이책의 수명은 대략 1,000년쯤, 잘 보존해도 2,000년쯤이 한계라고 합니다. CD나 DVD는? 100년을 넘기기 어렵다고들 합디다. 그냥 집에서 굽는 CD의 수명은 2~5년이라는 말도 있었고. 게다가 디지털 미디어에서는 계속 표준이 바뀌니까요. 미디어가 보존되었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없어서 보거나 들을 수가 없는 일이 생길 수도 있죠. 표준전쟁에서 패배해 사그러져간 비디오 베타 표준이 좋은 예겠죠. (이걸 한 눈에 볼 수 있는 게, 1960년 판 [The Time Machine]이었죠. 미래에 간 주인공이 만지기만 해도 부스러지는 책 때문에 절망하는 장면과, 손으로 고리를 돌리면 재생되는 미디어로 단편적인 정보를 얻는 장면에서 처럼.)

'긴 현재' 재단은 이런 기록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도 준비해왔습니다. 10년 전에 시작된 이네들의 작업은 중간에 로제타 프로젝트란 이름을 얻었죠. 세계의 언어를 모아 디스크에 수록하는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바로 얼마 전에야 나왔어요.


로제타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지름 7.5cm 정도의 로제타 디스크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게 디스크의 뒷 면이에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8개의 언어로 "Languages of the World: This is an archive of over 1,500 human languages assembled in the year 02008 C.E. Magnify 1,000 times to find over 13,000 pages of language documentation."란 말을 새겨놓았습니다. 글자가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점점 줄어드는 게 디자인은 그냥 멋이 아니라 로제타 프로젝트를 읽는 법을 알려주는 힌트입니다. 확대해서 보면 된다는 거죠.

로제타 디스크에는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로, 다시 말해 우리가 바로 읽을 수 있는 페이지들이 그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1-3절을 1,500여개의 언어로 번역한 13,500여 장의 자료가 디스크 한 면에 새겨져 있어요. 750x 현미경으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합니다. 디스크의 수명은 최장 만 년까지 연장될 수 있지만, 이네들은 2,000년을 일반 수명으로 간주하고 있어요. 또한 LOCKS (Lots of Copies Keep ‘em Safe) 원칙에 따라 몇 개의 카피를 더 만들어 세계 곳곳에 보관할 계획도 진행중이구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네들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첫 로제타 디스크는 2004년 ESA(European Space Agency)가 발사한 로제타 우주 탐사선에 실렸다고 하네요. 이 탐사선 2014년에 한 헤성에 내리앉을 예정인데, 임무를 마치면 계속 혜성과 함께 태양을 돌 것이라고.)

그러니까, 만 년 후, 혹은 몇 천 년 후를 준비하는 일은 뭐 하나만 해도 저렇듯 어려운 것이더란 말입니다. 기술적인 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인 면도 만 년 후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달려져 있을테니 말이에요. 한 면에 8개의 언어를 골라 수록한 이유도 적어도 저 8개 언어 중 하나는 천 년, 만 년 후에도 살아 남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준비한 거죠. 보장은 없지만.

많이 돌아왔지만, 만 년 후를 준비한 다는 건 '언어'라는 것 하나 만으로도 생각할 게 참 많은 일이더라는 겁니다. '긴 현재' 재단 아저씨들의 논리에 따르자면 우리나라 원자력 폐기물 처리장에서 여러 언어로 위험을 표기해야 맞겠죠. 몇 천 년 후에도 최소한의 기술로 읽을 수 있을 미디어를 같이 준비해 놓고 말입니다. 웬지 그 때는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주 적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하네요. 당장 급한 일만 서둘러 일단 일이 되도록 한다... 는 식의 발상에서 녹색성장이 자리잡긴 어렵죠.

1973년에 덴마크는 중동에서 99%의 에너지를 수입했습니다. 그러다 오일파동을 겪으면서 자국의 에너지 구조를 급속하게 바꿔 나갔죠. 현재 덴마크는 중동에서 전혀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체 에너지 생산의 20%가 풍력이고, 청정 에너지 기술은 최근 덴마크의 주요 수출 업종으로 급부상했죠. 선택의 문제에요. 그리고 그 선택은 선택의 기간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다시 묻죠. 만 년의 시간을 두고 생각했을 때 우리네의 '원자력 르레상스' 잘 준비되고 있는 걸까요? 아니 그 전에 꼭 필요한 것일까요?

2008년 8월 4일 월요일

그린 패스트 푸드?

..."지속가능한 방향으로의 움직임은 추세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방식입니다. 산업적 특성상 우리는 완전히 탄소중립 혹은 쓰레기제로 생산자가 될 가능성을 거의 없지만, 우리는 자원을 보전하여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큰 진보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죠."

..."The move toward sustainability is not a trend, it's a new way of doing business. We as an industry will likely never be completely carbon-neutral or a zero-waste producer, but we are making great progress toward a sustainable future by conserving resources."

Anne Moore Odell, Green Fast Food: Really Here or a Green Dream? GreenBiz.com에서
요즘 자주보는 논리. 지속가능성이라는 거 그냥 한 때의 패션이 아니라 '사업'을 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거. 패스트 푸드 쪽에도 그런 바람이 불고 있다는 거, 주의 깊게 살펴볼 일이다.

정작 자세한 내용이 실린 Fast Casual의 보고서 [Going Green is Red Hot]은 안타깝게도 구입해야만 볼 수 있다고. 기사에 보면 맥도날드, 올리브가든, 레드 랍스터 같은 데가 환경 쪽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고 만약 스타벅스를 패스트 푸드로 취급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은 사례가 많다는 말도 있다. 흥미있는 이야기들. (GreenBiz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