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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3일 토요일

대형 강입자 가속기는 환경친화적일까?

대형 강입자 가속기(LHC: Large Hadron Collider)가 화제입니다. 지하 100m, 지름 8km의 이 가속기는 우주 생성의 순간을 재현하여 쿼크 보다 작은 입자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정환 아저씨가 잘 설명해 주셨네요. 

저 가속기가 환경친화적이냐... 라는 질문은 도대체 저 짓을 왜 하느냐 하는 소박한 질문과 상통하는 면이 있어요. 가속기의 '가격'은 90억 달러입니다. 뭐, 저 가속기를 판다는 게 아니라 제작하는 데 그만큼 들었다는 이야기지요. 가동하는 데 드는 전기는 14조 전자볼트, 대략 제네바에 있는 모든 주택에 공급하는 에너지와 같은 양이라고 합니다. 이걸 전기요금으로 계산하면 1년에 3천만 달러씩 내야하는 정도라네요.

게다가 여기 들어간 금속의 총량은 대략 에펠탑에 쓰인 금속량과 같아요. 가속기에 쓰이는 초전도 자석 냉각에는 128톤의 엑체 헬륨이 필요하고, 여기서 나오는 정보를 기록하는 데만도 3백만 개의 DVD가 필요하더라는 겁니다. 여기에 몇몇 회의론자들은 실험 도중에 생기는 블랙홀 때문에 지구가 내파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기도 해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양반들도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는 게 사실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안다면 실험을 굳이 할 필요가 없잖아요.

하니 이 가속기 자체가 '환경친화적'인 건 아닌 것 같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속기는 '블랙홀'의 생성과 소멸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점을 받을 만한 여지가 있어요. 역시 논쟁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초대질량 블랙홀은 우리가 아는 우주에서 가장 효율적인 엔진이라고들 하거든요. 블랙홀을 '과학'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주에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원을 얻게 되는 겁니다. 

물론 이건 저 가속기 실험이 성공한다고 해도 한참 후에야 가능할 지도 모르는 예상에 불과해요. 게다가 저 가속기는 딱히 블랙홀 과학을 위해 건조된 것도 아니고. 그래도 만약 성공한다면, 그래서 먼 미래에서라도 블랙홀을 에너지 원으로 쓸 수 있다면, 블랙홀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문자 그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환경친화적인 에너지가 될 수도 있더라는 겁니다. 

길어졌는 데, 정리하자면, 단기적으로 대형 강입자 가속기는 참으로 환경친화적이지 못한, 끔찍하게도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설이에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여기서 얻어질 과학적 성과는 우리에게 가장 효율적인 대체에너지 원을 선물할 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저 가속기가 이미 건설되고 시운전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적어도 인류의 일부는 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식견과 과학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에요. 올해 말에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간다는 데, 그 때 끝나는 미래는 아니길 빌어요. (Huffington Post에서)

2008년 9월 8일 월요일

구글의 수상 데이터 센터 특허와 에코 특허 커먼스

구글에서 일하는 양반들은 가끔 뜻밖의 작업으로 사람 뒤통수를 치곤 해요. 이 양반들 2007년에 조력발전 서버팜으로 특허출원을 한 적도 있었읍니다만, 이번엔 수상 데이터센터 특허를 취득했더군요. 데이터 센터를 배에 싣고, 조력발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면서 해수 냉각 시스템으로 서버를 냉각하는 방식의 특허. 물론 이 특허가 실제로 쓰일 곳이 많을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요긴하게 쓸 만한 동네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특허라는 말이 나온 김에 에코 특허 커먼스라고 환경관련 특허를 서로 공유하는 곳이 있어요. 올해 1월에 World Business Council on Sustainable Development에서 발족했고, IBM, 소니, 노키아, 그리고 Pitney-Bowes가 파트너로 참여했지요. 그리고 이번에 제록스, 듀퐁, 보쉬가 또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원래 31개 특허가 등록되어 있었는 데, 이 새 파트너들과 소니가 새로 53개를 더해서 이제는 모두 84개 청정기술 특허를 공유하게 되었다고. 기술 이전이 아니라 기술 공유를 통한 기술 혁신이라. 그 자체로도 이 동네에서 Gridlock Economy를 깨는 혁신이 될 수도 있겠더라는 겁니다. 

구글도 알고 보면 상당히 환경 쪽으로도 관심이 많고, 오픈 소스나 사용자 API, 혹은 소셜 네트워킹에 이르기까지 나눠쓰는 데도 일가견이 있는 회사인데 말이죠. 구글이 그네들의 특허를 들고 에코 특허 커먼스를 찾아가는 날이 조만간 찾아오지 않을까요? 

2008년 9월 5일 금요일

섬이 된 북극? 아직은 아닌 듯

얼마전에 북극이 12만 5천년만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섬'이 되었다는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한데, 이거 과장이었던 모양이에요. Dot Earth의 앤드류 레브킨 아저씨는 두 가지를 지적합니다. 첫째로 그 때 부터 지금까지 북극의 얼음층을 정기적으로 측정해 온 사람은 없으며 (인류 역사 이전이니까 당연하죠), 둘째로 지금까지의 자료만 보더라도 8천년 ~ 만년전 북극의 여름은 지금 보다 더 더웠었다는 기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저 인공위성 사진 잘못읽힐 가능성이 제법 큰 것이 큰 빙산위에 물이 녹아 괴어 있으면 위성사진 상으로는 마치 빙산이 다 녹아 버린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거죠. 실제 저 동네에서 육안으로 관찰한 바에 따르면 적어도 러시아 쪽은 아직도 쇄빙선이 없으면 지나다니지 못할 상황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과학에서 회의주의자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는 일화쯤 될까요. 의심하고 회의해도 부정할 수 없는 선을 찾아내는 것. 북극이 녹아내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그 정도 요즘들어 심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 북극이 섬이 되고 북동, 북서 항로가 활짝 열리는 시대는 아직 아니더라는 겁니다. 물론 조만간 그런 때가 올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있겠죠. 그건 또 다른 이야기. (Dot Earth에서)

태양광, 장난감에서 발전소까지

요즘 보면 태양전지를 쓴 프로젝트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매일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다 따라가려면 그것만 '전업'으로 해도 괜찮을 만큼. 하니 다 모으는 건 무리고, 시험삼아 어제 오늘해서 인상적이었던 것들만 한 번 모아봅니다.


일본의 AIST, 미쯔비시, 그리고 Tokki가 만든 태양전지 '잎'입니다. 아주 얇은 태양전지를 잎 모양으로 만들어서 코팅한 제품인데요. 그만큼 사용성이 좋은 게 장점이죠. 얇은 태양전지 코팅이나 막을 생각해 보세요. 유리나 벽, 혹은 옷 같은 데 사용할 수 있겠죠. 이네들의 최종 목표도 그런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제품하고 아주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기기가 있어요. 말마따나 이름부터가 Solar Tree입니다. 웬지 일본 분재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죠?


모두 54개의 태양전지로 구성되어 있는 데, 보시다시피 플러그로 조립하는 방식이에요. 하니 나무 모양을 바꿔서 변화를 주거나 햇볕을 잘 받게 조정할 수가 있죠. 이 Solar Tree는 기본적으로 충전기에요. 태양전지로 발전해서 화분(?)안에 상비된 플러그로 여타 기기를 충전하는 거죠. 여타 태양전기 기기보다 디자인이 좋긴 하지만, 잎 부분만 딱 AIST등등이 개발한 잎으로 바꾸면 더 나을 것 같더라는 겁니다.

이번엔 좀 더 간단한 제품을 볼까요? Sunrise Solar태양전지 블럭입니다. 낮 동안 태양광을 받아서 어두워지면 빛을 내는 방식이죠.


밤에 길따라 안전등을 설치하는 대신 블럭을 죽 깔아두기만 하면 되는 거죠. 별도로 전기 공사를 할 필요도 없고. 이 양반들은 소규모 공항에도 쓸 수 있을 거라고 하는 데, 그 보다 먼저 도시공공미술 프로젝트같은 데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색도 여러가지로 나오는 모양이고.

도요타가 새 프리우스에 옵션으로 태양전지 부착을 제공할 거란 이야기가 있었는 데요. 이네들은 그것보다 훨씬 큰 태양광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있어요. 프리우스를 미국으로 실어나를 배에 태양광 발전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Nippon Yusen KK하고 Nippon Oil Corp이 공동으로 개발할 이 배는 태양광 발전 덕에 대략 6.5%정도 연료를 절감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합니다. Wired 기사에 보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계산해 두었더군요. 보통 6만톤급 화물선은 1마일을 가는 데 120갤런을 쓰게 된답니다. 일본에서 미국까지 6천마일을 가는 데 보통 쓰이는 연료의 6.5%를 절약한다는 말은 한 번 운행에 46,800갤런을 줄인다는 말이 됩니다. 한번에 5,000대의 프리우스를 실어나를 수 있다니, 이 프리우스는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9갤런씩 연료를 절약하는 셈이 된다고.

그리고 마지막은 사하라 숲 프로젝트입니다. 태양광 발전으로 사하라를 녹지가 있는 살만한 동네로 '개조'하는 계획이라고 하면 감이 잡히실까요?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참조하시는 게 빠르실 듯. (사진에 보이는 태양광 발전 시설, 영화 [Sahara]에 나온 것과 참 비슷하군요.)


이 계획은 아직까지는 '계획'이에요. 하지만 몇몇 꼼꼼한 공상가들이 내놓은, 실현가능한 계획이죠. 언젠가 현실이 될 지도 모르는. 여하튼, 아주 태양광 발전 + 태양전지란 거 아주 소규모에서 대규모까지 별별 곳에 다 적용되고 있더라는 겁니다. 이거 쓰는 와중에도 또 몇 가지가 추가되었더군요. 따라가기 어려울 지경이라니까요, 정말.

2008년 9월 1일 월요일

섬이 된 북극


인류 역사상 최초로 북극이 섬이 되었답니다. 보통은 러시아쪽하고 캐나다쪽에 얼음층으로 연결되어 있었는 데 말이죠. NASA의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서항로가 저번 주말쯤 먼저 열렸고, 시베리아쪽 북동항로가 며칠 있다가 열렸다고. 저번에 북극이 '섬'이 되었던 건 대략 12만 5천년 전 쯤이라고 해요. 인류의 역사는 그 한참 뒤에나 시작되었죠.

제법 섬찟한 이야기죠? 하지만 올해 여름에 북극 얼음이 다 녹아버릴 확률이 반반이었다는 이야기보다는 조금 덜 섬찟해요. 내년에는 또 모르죠. 휴, 매년 여름마다 이렇게 점점 더 비관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면, 여름의 햇살이 더 이상 즐겁지만은 않게 될 겁니다. 그것도 불과 몇 년 상관으로 말이죠. TelegraphIndependent에 실린 원 기사도 걸어두기로 합니다. (중앙일보에서)

추가: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NSIDC)에서 제공하는 지도들이에요. 구글 어스에서 볼 수 있게 되어있는 데, 아주 실감납니다. 예를 들어 지난 30일, 60일, 90일 지도 같은 거 말이죠 [KML]. 이걸 구글 어스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보시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친절하게 설명해두었더군요. 구글 어스가 버거우신 분들은 1979-2007년 까지 북극 얼음량의 변화를 애니메이션 파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MOV].

2008년 8월 24일 일요일

미국의 진화 교육 지도


종교와 과학의 싸움질. 가르치는 교사들은 고생질. 생물학적 진화를 가르치는 주는 많아졌지만, '인간'의 진화를 제대로 가르치는 주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신앙은 과학이 아니고, 과학은 신앙이 아니라는 거, 그렇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일까? (NYTimes에서)

2008년 8월 23일 토요일

만 년 후를 준비한다는 것

"(원자력 에너지는) 화석 연료는 아니지만 매장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분류된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1만 년' 이상 방사성을 띠기 때문에 처리하는 일이 극히 어렵고 위험할 뿐더러 처리 과정에서도 부수적인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

이 지적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덧붙이자면, 원자력 에너지로 상업 발전을 시작한 지 무려 50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일부 언론의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한국·중국·인도를 제외하고는 원자력 발전소 확대를 쉽게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일찍부터 준비해온 스웨덴의 상황을 보면, 이것이 얼마나 골칫거리인지 잘 알 수 있다.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하면서 고심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위험 경고'를 어떻게 표시할 것인가이다. 오랜 시간을 외부와 격리해야 하는 이 처리장에 현재 언어로 "위험하다"고 써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강양구, "MB氏, 녹색 타령 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해!", 프레시안 에서
강조는 제가 붙인 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원자력이란 최소한 만 년 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원자력이라는 게 나름 이점이 있으면서도 쉽사리 '환경친화적'이란 수식어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가까운 미래의 전력수요를 위해 먼 미래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 아무리 봐도 이건 지속가능성의 정의와는 상반되죠. 그래도 그래야만 한다면 최소한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바를 다하려고 노력해야 하겠죠. 한데, 우리네의 '원자력 르네상스', 이런 식으로 잘 준비되고 있는 걸까요?

기술적인 쪽은 일단 빼고, 여기서는 강양구 아저씨가 소개한 스웨덴 기술자들의 고민을 조금만 확장해 볼께요. 만 년 후에 우리네의 언어가 아직 그대로 있을꺼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전에 만 년 후에도 지워지지 않을 경고표시는 어떤 방식으로 그려야 할까요? 만 년 후에도 읽을 수 있게 하려면 원자력발전소 매뉴얼은 어떤 형태로 어떤 재질의 미디어에 저장되어야 할까요?

우연인데, 맥락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요. '긴 현재 (Long Now)' 재단이라고 말입니다. 일단 이 양반들은 만 년을 준비한다면 우리네 달력 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올해는 그러니까 2008년이 아니라 02008년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와 더불어 긴 현재를 대비하는 프로젝트들을 하나 씩 둘 씩 찾아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만 년을 견디는 시계 프로젝트가 있죠. 만 년을 견딜만한 장소를 찾아서 그 위에 만 년을 견디도록 설계된 시계를 놓는 거죠. 이 시계는 최근 SF작가 닐 스테픈슨의 새 작품 [Anathem]영감을 주었다고 해서 또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이 시계, 아날로그에요. 아직 우리가 아는 디지털 미디어중에 만 년을 견딜만한 게 없다고.

중성지로 만든 종이책의 수명은 대략 1,000년쯤, 잘 보존해도 2,000년쯤이 한계라고 합니다. CD나 DVD는? 100년을 넘기기 어렵다고들 합디다. 그냥 집에서 굽는 CD의 수명은 2~5년이라는 말도 있었고. 게다가 디지털 미디어에서는 계속 표준이 바뀌니까요. 미디어가 보존되었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없어서 보거나 들을 수가 없는 일이 생길 수도 있죠. 표준전쟁에서 패배해 사그러져간 비디오 베타 표준이 좋은 예겠죠. (이걸 한 눈에 볼 수 있는 게, 1960년 판 [The Time Machine]이었죠. 미래에 간 주인공이 만지기만 해도 부스러지는 책 때문에 절망하는 장면과, 손으로 고리를 돌리면 재생되는 미디어로 단편적인 정보를 얻는 장면에서 처럼.)

'긴 현재' 재단은 이런 기록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도 준비해왔습니다. 10년 전에 시작된 이네들의 작업은 중간에 로제타 프로젝트란 이름을 얻었죠. 세계의 언어를 모아 디스크에 수록하는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바로 얼마 전에야 나왔어요.


로제타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지름 7.5cm 정도의 로제타 디스크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게 디스크의 뒷 면이에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8개의 언어로 "Languages of the World: This is an archive of over 1,500 human languages assembled in the year 02008 C.E. Magnify 1,000 times to find over 13,000 pages of language documentation."란 말을 새겨놓았습니다. 글자가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점점 줄어드는 게 디자인은 그냥 멋이 아니라 로제타 프로젝트를 읽는 법을 알려주는 힌트입니다. 확대해서 보면 된다는 거죠.

로제타 디스크에는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로, 다시 말해 우리가 바로 읽을 수 있는 페이지들이 그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1-3절을 1,500여개의 언어로 번역한 13,500여 장의 자료가 디스크 한 면에 새겨져 있어요. 750x 현미경으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합니다. 디스크의 수명은 최장 만 년까지 연장될 수 있지만, 이네들은 2,000년을 일반 수명으로 간주하고 있어요. 또한 LOCKS (Lots of Copies Keep ‘em Safe) 원칙에 따라 몇 개의 카피를 더 만들어 세계 곳곳에 보관할 계획도 진행중이구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네들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첫 로제타 디스크는 2004년 ESA(European Space Agency)가 발사한 로제타 우주 탐사선에 실렸다고 하네요. 이 탐사선 2014년에 한 헤성에 내리앉을 예정인데, 임무를 마치면 계속 혜성과 함께 태양을 돌 것이라고.)

그러니까, 만 년 후, 혹은 몇 천 년 후를 준비하는 일은 뭐 하나만 해도 저렇듯 어려운 것이더란 말입니다. 기술적인 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인 면도 만 년 후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달려져 있을테니 말이에요. 한 면에 8개의 언어를 골라 수록한 이유도 적어도 저 8개 언어 중 하나는 천 년, 만 년 후에도 살아 남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준비한 거죠. 보장은 없지만.

많이 돌아왔지만, 만 년 후를 준비한 다는 건 '언어'라는 것 하나 만으로도 생각할 게 참 많은 일이더라는 겁니다. '긴 현재' 재단 아저씨들의 논리에 따르자면 우리나라 원자력 폐기물 처리장에서 여러 언어로 위험을 표기해야 맞겠죠. 몇 천 년 후에도 최소한의 기술로 읽을 수 있을 미디어를 같이 준비해 놓고 말입니다. 웬지 그 때는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주 적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하네요. 당장 급한 일만 서둘러 일단 일이 되도록 한다... 는 식의 발상에서 녹색성장이 자리잡긴 어렵죠.

1973년에 덴마크는 중동에서 99%의 에너지를 수입했습니다. 그러다 오일파동을 겪으면서 자국의 에너지 구조를 급속하게 바꿔 나갔죠. 현재 덴마크는 중동에서 전혀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체 에너지 생산의 20%가 풍력이고, 청정 에너지 기술은 최근 덴마크의 주요 수출 업종으로 급부상했죠. 선택의 문제에요. 그리고 그 선택은 선택의 기간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다시 묻죠. 만 년의 시간을 두고 생각했을 때 우리네의 '원자력 르레상스' 잘 준비되고 있는 걸까요? 아니 그 전에 꼭 필요한 것일까요?

2008년 8월 20일 수요일

Google.org의 선택은 강화지열시스템?

구글은 자체 자원과 사업에서 얻어지는 이익의 1%를 투자해 인류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조직인 google.org을 운영하고 있어요. 이제는 구글 재단과 한 몸이기도 하죠. 현재는 크게 다섯개의 프로젝트를 굴리고 있는 데, 그 중 하나가 RE<C라고 석탄보다 싼 재생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이 양반들의 입장을 알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National Clean Energy Summit이 그것이었는 데요. 이 양반들, 강화지열시스템 (EGS: Enhanced Geothermal System)이 강력한 대안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더라는 겁니다. Killer App이란 말을 썼더라는 거죠. 강화지열시스템(EGS)은 '석유·가스 탐사기술을 활용해 지표면 밑 3000~1만m를 파고 들어가 얻은 지열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입니다. 땅 속 깊이 시추한 구멍에 물을 순환시켜 발전하는 방식이죠.


거기에 더해 늘 하는 것 처럼 '지도'를 곁들였습니다. 예, 재생에너지 잠재력 지도에 또 하나가 추가되는 군요. 구글 어스에서 돌아가는 미국의 EGS 잠재력 지도[ KMZ ]입니다. 시추 '깊이'에 유의해서 보시길. 이네들의 EGS Home에 들러보시면 google.org가 후원하는 프로젝트와 더불어 EGS의 가능성에 대한 자료와 동영상도 보실 수 있습니다. Dot Earth에서는 National Clean Energy Summit에서 만난 양반들의 짧은 인터뷰 동영상이 기다리고 있고요.

지열은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라고들 흔히 말하지만, 다른 재생에너지와 마찬가지로 더 쉽게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구글은 적어도 어떤 곳이 EGS에 적합한 곳인지를 지도로 먼저 점검해보는 센스를 갖추었더라는 거죠. google.org가 선택한 이 재생에너지 기술이 어떻게 발전해 나아갈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일입니다. (Dot Earth에서)

2008년 8월 10일 일요일

연으로 전기 만들기, 조금 더

저번에 데프트 대학에서 추진중인 연을 사용한 풍력발전에 대해 포스팅을 한 적이 있었는 데요.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찾아서 이어둡니다. 그네들의 최종 프로젝트 Laddermill의 예상도가 나왔더라구요. 왜 '사다리'인지 한 눈에 알겠더라는.


그리고, 이건 이번에 시험에 성공했다는 연 시험비행 동영상입니다.


확실히 그림을 보니까 좀 더 실감이 나는 군요. 섬 같은 곳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마천루 꼭대기에서 매일 연을 날릴 수도 있겠군요. 기술은 잘 쓰기 나름이죠. (earthfirst에서)

2008년 8월 5일 화요일

연으로 전기 만들기

프랭클린 아저씨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 방식은 위험하기도 하고, 비오고 천둥번개치는 날이 아니면 전기를 얻을 수도 없잖아요. 네덜란드의 델프트 대학팀이 '맑은 하늘'에 연을 날려서 10kW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답니다. 대략 10채의 집을 하루 종일 가동할 수 있을 만큼의 양이라고 하네요. 이 양반들의 최종 목표는 커다란 연을 만들어 100MW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100,000채의 집에 에너지를 댈만큼의 양이죠.

방식은 간단해요. 연줄에 발전기가 연결되어 있어서, 바람이 연을 띄워올릴 때 마다 발전하게 되는 거죠. 지상보다 상공의 바람이 세기 때문에 요즘 흔한 풍차식 발전보다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발전이 가능한 셈이랍니다. 고층건물 꼭대기에 풍차를 다는 것도 비슷한 이유죠. 프리덤 타워의 경우에는 설계상 위쪽 1/3이 통채로 풍속발전'농장'이기도 하고.

아직 자금이 부족해서 저 최종목표를 이룰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합니다. 일단은 중간 목표로 50kW짜리 래더밀 laddermill을 준비중이라고. 궁금한 게, 연을 날릴 때 전기를 생산하는 건 좋은 데, 저 연을 어떻게 다시 끌어내리는 지에 대한 말이 없더라구요. 여하튼 저 연구 실험실을 벗어나서도 제대로 기능을 하는 게 증명되었으니, 지금 까지보다는 순탄하게 연구비/개발비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만약 일들이 잘 풀리면, 몇 년 지나지 않아 매일 수십, 수백개의 연을 날려 발전하는 동네가 생길 수도 있겠죠. 그건 그 나름대로 장관일 거라는 겁니다. 정말 생긴다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은데요. (CleanTechnica에서)

2008년 8월 2일 토요일

조류에서 얻은 석유

사파이어 에너지에서 바이오연료를 개발했다는 데, 이게 좀 특이하네요. 조류에서 바이오연료를 만드는 방식은 제법 잘 알려져있는 방식이긴 한데, 이 양반들이 만든 바이오 연료는 가솔린과 화학적 성분이 동일하답니다. 해서 이름도 녹색 원유 Green Crude. 실제 상업적 품질의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년에서 5년이 더 필요할 것 같다지만, 이건 그냥 현재 주유소에서 바로 유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죠. 그리고 이건 파서 쓰면 없어지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재생가능한' 연료니 말입니다.

저게 맞는 방향이긴 한데, 석유의존적인 상황을 더 연장시킨다는 쪽에서는 더 나아갈 여지가 있는 기술이죠. 하지만 석유 시대를 벗어날 때까지는 저런 기술도 필요한 겁니다. 그리고 저런 기술 없이 석유이후를 이야기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에요, 저는.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기술이 어디서 뚝 떨어질 리도 없고, 모두들 갑자기 환경주의자가 될리도 없으니까. 모든 일에는 단계라는 게 있는 법이죠. (TreeHugger에서)

2008년 8월 1일 금요일

태양전지 발전량 국가별 추세


일본의 독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독일과 미국은 열심히 따라가는 중이고. 우리 나라는 'All Other'에 있겠지. 우리나라는 며칠 전에 최초로 삼성에서 상업용 태양광 발전소를 세웠다는 소식이 들리던 걸 보면 확실히 재생에너지 쪽으로는 아직 관심이 한참 적은 듯. (CaliforniaGreenZone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