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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13일 토요일

대형 강입자 가속기는 환경친화적일까?

대형 강입자 가속기(LHC: Large Hadron Collider)가 화제입니다. 지하 100m, 지름 8km의 이 가속기는 우주 생성의 순간을 재현하여 쿼크 보다 작은 입자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정환 아저씨가 잘 설명해 주셨네요. 

저 가속기가 환경친화적이냐... 라는 질문은 도대체 저 짓을 왜 하느냐 하는 소박한 질문과 상통하는 면이 있어요. 가속기의 '가격'은 90억 달러입니다. 뭐, 저 가속기를 판다는 게 아니라 제작하는 데 그만큼 들었다는 이야기지요. 가동하는 데 드는 전기는 14조 전자볼트, 대략 제네바에 있는 모든 주택에 공급하는 에너지와 같은 양이라고 합니다. 이걸 전기요금으로 계산하면 1년에 3천만 달러씩 내야하는 정도라네요.

게다가 여기 들어간 금속의 총량은 대략 에펠탑에 쓰인 금속량과 같아요. 가속기에 쓰이는 초전도 자석 냉각에는 128톤의 엑체 헬륨이 필요하고, 여기서 나오는 정보를 기록하는 데만도 3백만 개의 DVD가 필요하더라는 겁니다. 여기에 몇몇 회의론자들은 실험 도중에 생기는 블랙홀 때문에 지구가 내파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기도 해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양반들도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는 게 사실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안다면 실험을 굳이 할 필요가 없잖아요.

하니 이 가속기 자체가 '환경친화적'인 건 아닌 것 같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속기는 '블랙홀'의 생성과 소멸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점을 받을 만한 여지가 있어요. 역시 논쟁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초대질량 블랙홀은 우리가 아는 우주에서 가장 효율적인 엔진이라고들 하거든요. 블랙홀을 '과학'으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우주에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원을 얻게 되는 겁니다. 

물론 이건 저 가속기 실험이 성공한다고 해도 한참 후에야 가능할 지도 모르는 예상에 불과해요. 게다가 저 가속기는 딱히 블랙홀 과학을 위해 건조된 것도 아니고. 그래도 만약 성공한다면, 그래서 먼 미래에서라도 블랙홀을 에너지 원으로 쓸 수 있다면, 블랙홀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문자 그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환경친화적인 에너지가 될 수도 있더라는 겁니다. 

길어졌는 데, 정리하자면, 단기적으로 대형 강입자 가속기는 참으로 환경친화적이지 못한, 끔찍하게도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시설이에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여기서 얻어질 과학적 성과는 우리에게 가장 효율적인 대체에너지 원을 선물할 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저 가속기가 이미 건설되고 시운전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적어도 인류의 일부는 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식견과 과학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어떤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말이에요. 올해 말에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간다는 데, 그 때 끝나는 미래는 아니길 빌어요. (Huffington Post에서)

X PRIZE의 환경 비디오 컨테스트에 참여하세요

X PRIZE재단은 꿈에 상금을 걸고 사람들을 불러모으죠. 민간 우주왕복선에서 달왕복선, 미래 자동차와 유전자치료에 이르기까지. 보통 이네들의 상금은 천만불 이상입니다만, 그보다 작은 컨테스트가 하나 열렸어요. 이름하여 "What's Your Crazy Green Idea?" Video Contest. 요지만 말하자면 YouTube에 환경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비디오를 올리면 연말에 심사해서 1위를 차지한 비디오 주인에게 $25,000을 주는 겁니다.

비디오의 길이는 2분, 10월 말까지 접수를 받고, 12월에 결과를 발표합니다. 그 전에 일단 최종 후보 3명을 골라서 X PRIZE 회원들이 투표하는 절차를 거치겠지만 말이죠. 이 컨테스트의 목표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와 환경이란 분야에서 새로운 X PRIZE의 아이디어를 얻는 것입니다. 해서, 일단 비디오는 다음의 세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어야 합니다.

1. 구체적인 상(PRIZE)의 아이디어는 무엇입니까?
2. 당신이 해결하려고 하는 대변화 혹은 전세계적 문제는 무엇입니까?
3. 이 상은 어떻게 인류에 기여하게 될까요?

그러고 나면 나중에 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제 해결책을 찾는 천만불이 걸린 새 X PRIZE가 신설되는 식으로 진행되겠죠. 하니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들은 참가해 보시길 바랍니다. 적어도 이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니 말입니다. 실제 X PRIZE는 사실 기업 수준이 아니면 참여할 수 없거든요. 시제품을 제작하는데만 상당한 액수의 자금이 필요하니까요. (예를 들자면, 우주왕복선...) 그에 비하면 이 컨테스트는 2분짜리 비디오를 올리기만 하면 되는 거니까.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sustainablog에서)



2008년 9월 7일 일요일

허리케인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


미국 이야기에요. 플로리다와 텍사스 사이에 있는 걸프만에는 미국의 석유가 생산되고 정제되는 시설들이 몰려있죠. 한데, 이 동네는 매년 여름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는 곳이기도 해요.

EIA (Energy Information Agency)는 이번 허리케인 구스타브를 맞아 이 허리케인이 미국 유가에 미치는/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급히 냈었습니다. 위에 걸어둔 지도는 걸프만의 석유산업이 허리케인으로 입을 수 있는 피해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 지를 한 눈에 보여줍니다. 빨간 점이 구스타브의 진로, 바다에 까맣게 들어선게 석유 생산/정제 설비에요. 실제 구스타브가 진행할 때 이 지역에 있는 설비의 98%가 운행을 정지했었죠. 다행이 구스타브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그로 인한 피해도 적었죠. 그렇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유가는 하락했구요.

한데 생각해 보죠. 만약 지구온난화 때문에 매년 허리케인이 더 세지고 커질거라는 가설이 사실이라면, 이 지역은 앞으로 매년 점점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석유 생산의 중심지가 석유경제의 결과를 가장 절실하게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아이러니긴 한데 씁쓸하군요. 만약 저 동네 석유 시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가 아는 어떤 사고보다도 거대한 석유유출사고를 보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TreeHugger에서)

2008년 9월 6일 토요일

델의 환경친화 컴퓨터, Studio Hybrid 시리즈


한 사회가 얼마나 환경친화적인가를 가늠하는 지표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겁니다. 한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과연 그 사회에서 필요한 녹색 상품을 얼마나 쉽게 구할 수 있는가가 아마 가장 피부에 와닿는 지표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오프라인/온라인에서 환경친화적 상품을 제공하는 상점들은 꽤 꾸준히 성장해 왔죠. 그리고 올해에 이르면 온라인에서 이런 움직임이 주류로 흡수되는 경향이 제법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환경친화적인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몰이 생겨나는 대신 기존의 주류 온라인 몰이 녹색 상품을 판매하는 섹션을 정식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거죠.

대표적인 예가 아마존의 아마존 그린과, 이베이의 World of Good이죠. 그리고 이번엔 온라인 컴퓨터 판매의 선구자인 Dell도 이런 추세에 슬그머니 발을 들이밀었습니다. Studio Hybrid라는 시리즈를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거든요.

일단 이 시리즈는 저가 ($500에서 시작) 소형 PC에요. 일반 PC보다 81%나 작은 크기. 거기에 에너지 효율을 높여서 에너지 소비를 70% 줄였다고 합니다. 크기가 작다보니 포장재도 30% 가량 줄었고, 그마저도 95%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만들었다고. 또 하나, 위에 사진에 보시면 색색가지 외장 PC들 한 가운데 놓인 나무색 외장 PC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유행이라면 유행인 '대나무' 외장이에요. 안 보이는 곳에서 보이는 곳까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조금은 더 넓어진 셈이죠. 이런 측면 외에 PC 자체의 '성능'에 대해서는 Dell의 상품 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될 듯. 미리 말하자면 가격대 성능비라는 측면에서 대략 만족할만 합니다. Dell의 악명높은 업그레이드 비용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만.

아직 미약하다면 미약한 시작입니다만, 또 모르는 일이죠. 저 모델이 생각보다 잘 나가면, 그리고 소비자들의 '그린 PC'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다보면 아마존이나 이베이 처럼 그린 PC와 주변기기를 파는 별도 섹션이 생겨날지도. '그린 델', 이런 식으로. 여하튼 미국은 여러 방면으로 녹색 상품을 사는 게 쉬운 나라가 되어가고 있더라는 겁니다. 아마존과 이베이의 사례를 몇 년 후에 뒤돌아보면 사람들은 올해를 그런 움직임이 티핑 포인트를 맞았던 때로 기억하게 될 지도 모르겠어요. 그렇다면 그 때 델의 이런 움직임도 나름 적절한 평가를 받게 되겠죠. 델의 이 시도가 어떻게 확장되어 나갈지 잘 지켜볼 일입니다. (CleanTechnica에서)

2008년 9월 5일 금요일

Eco-rig, 일본의 인공섬 발전 프로젝트


바다에 태양광 발전용 인공섬을 띄우는 프로젝트는 사실 새로운 건 아닙니다. 대표적인 계획으로 위에 걸어놓은 계획 Solar Islands이 있지요. 딱히 바다 뿐 아니라 사막 같은 곳에도 한 가지 모듈을 계속 쓴다는 게 저 프로젝트의 특징이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계획'이었죠.

비슷한 아이디어입니다만 일본의 Eco-rig은 상당히 구체화된 계획입니다. 바다에 태양광과 풍력으로 발전할 수 있는 크기 800m x 2km의 인공섬을 띄우는 겁니다. 아래쪽에는 LED를 장치해서 플랑크톤에서 어류의 성장을 꾀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이 모듈 하나에서 생산할 수 있는 전력은 약 300MWh. 모듈 세 개를 엮으면 일반 원자력 발전소 하나에서 얻을 수 있는 전력을 얻기에 충분하다는 이야기라구요. 게다가 킬로와트당 예상 생산 비용이 7만엔에서 14만엔으로 원자력 발전소의 20만엔 보다 쌉니다.

여기까지 들으면 좋기만 한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수중 LED가 과연 고갈되어가는 일본의 어류 식생을 되살리는 데 도움이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고,  매년 지진과 태풍, 그리고 때때로 쓰나미를 겪어야 하는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저 인공섬들이 배겨날지 어떨지도 아직은 모르는 일입니다. 게다가 저 Eco-rig 자체가 일본 바다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 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거든요. 파손시 가져올 영향은 말할 것도 없고. 아직 따져볼 게 제법 된다는 이야기. 그나마 실제 프로젝트를 굴려보지 않고는 미리 짚어보기 어려운 주제들도 많고.

이 프로젝트의 담당연구진인 큐슈 대학팀은 올 7월에 인공섬 테스트를 시작했고, 실제 시제품 제작에 3년, 프로젝트 자체는 10년내에 실현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2007년에 지진으로 가장 큰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해야만 했던 일본의 사정도 이 프로젝트의 실현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죠. 그러니 어쨌든 향후 10년안에 이변이 없는 한 일본의 바다에 Eco-rig이 뜨는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자청해 모르모트가 되는 이들이 없었으면 세상에 발전이나 개발 혹은 진보란 없었겠죠. 일본 아저씨들의 과감한 발걸음에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Times에서 보시길. TreeHugger, GreenBiz, 그리고 CleanTechnica에서도 관련 포스팅을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어디에다 놓을 거라는 이야기는 아직 없네요.

태양광, 장난감에서 발전소까지

요즘 보면 태양전지를 쓴 프로젝트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매일매일 쏟아지는 뉴스를 다 따라가려면 그것만 '전업'으로 해도 괜찮을 만큼. 하니 다 모으는 건 무리고, 시험삼아 어제 오늘해서 인상적이었던 것들만 한 번 모아봅니다.


일본의 AIST, 미쯔비시, 그리고 Tokki가 만든 태양전지 '잎'입니다. 아주 얇은 태양전지를 잎 모양으로 만들어서 코팅한 제품인데요. 그만큼 사용성이 좋은 게 장점이죠. 얇은 태양전지 코팅이나 막을 생각해 보세요. 유리나 벽, 혹은 옷 같은 데 사용할 수 있겠죠. 이네들의 최종 목표도 그런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제품하고 아주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기기가 있어요. 말마따나 이름부터가 Solar Tree입니다. 웬지 일본 분재를 염두에 두고 만든 것 같죠?


모두 54개의 태양전지로 구성되어 있는 데, 보시다시피 플러그로 조립하는 방식이에요. 하니 나무 모양을 바꿔서 변화를 주거나 햇볕을 잘 받게 조정할 수가 있죠. 이 Solar Tree는 기본적으로 충전기에요. 태양전지로 발전해서 화분(?)안에 상비된 플러그로 여타 기기를 충전하는 거죠. 여타 태양전기 기기보다 디자인이 좋긴 하지만, 잎 부분만 딱 AIST등등이 개발한 잎으로 바꾸면 더 나을 것 같더라는 겁니다.

이번엔 좀 더 간단한 제품을 볼까요? Sunrise Solar태양전지 블럭입니다. 낮 동안 태양광을 받아서 어두워지면 빛을 내는 방식이죠.


밤에 길따라 안전등을 설치하는 대신 블럭을 죽 깔아두기만 하면 되는 거죠. 별도로 전기 공사를 할 필요도 없고. 이 양반들은 소규모 공항에도 쓸 수 있을 거라고 하는 데, 그 보다 먼저 도시공공미술 프로젝트같은 데 쓰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색도 여러가지로 나오는 모양이고.

도요타가 새 프리우스에 옵션으로 태양전지 부착을 제공할 거란 이야기가 있었는 데요. 이네들은 그것보다 훨씬 큰 태양광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있어요. 프리우스를 미국으로 실어나를 배에 태양광 발전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Nippon Yusen KK하고 Nippon Oil Corp이 공동으로 개발할 이 배는 태양광 발전 덕에 대략 6.5%정도 연료를 절감하도록 설계될 것이라고 합니다. Wired 기사에 보면 이게 어떤 의미인지를 잘 계산해 두었더군요. 보통 6만톤급 화물선은 1마일을 가는 데 120갤런을 쓰게 된답니다. 일본에서 미국까지 6천마일을 가는 데 보통 쓰이는 연료의 6.5%를 절약한다는 말은 한 번 운행에 46,800갤런을 줄인다는 말이 됩니다. 한번에 5,000대의 프리우스를 실어나를 수 있다니, 이 프리우스는 시장에 나오기도 전에 9갤런씩 연료를 절약하는 셈이 된다고.

그리고 마지막은 사하라 숲 프로젝트입니다. 태양광 발전으로 사하라를 녹지가 있는 살만한 동네로 '개조'하는 계획이라고 하면 감이 잡히실까요?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참조하시는 게 빠르실 듯. (사진에 보이는 태양광 발전 시설, 영화 [Sahara]에 나온 것과 참 비슷하군요.)


이 계획은 아직까지는 '계획'이에요. 하지만 몇몇 꼼꼼한 공상가들이 내놓은, 실현가능한 계획이죠. 언젠가 현실이 될 지도 모르는. 여하튼, 아주 태양광 발전 + 태양전지란 거 아주 소규모에서 대규모까지 별별 곳에 다 적용되고 있더라는 겁니다. 이거 쓰는 와중에도 또 몇 가지가 추가되었더군요. 따라가기 어려울 지경이라니까요, 정말.

2008년 9월 3일 수요일

공화당 윈드터빈


웃겨서. '돌지않는' 맥케인 아저씨의 윈드터빈. 이유는... (Red Green and Blue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달리는 태양전지벽

태양광 발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필요한 전기를 얻기 위해서 넓은 공지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사막같이 다른 용도로는 별로 쓸 수도 없고 일조량은 많은, 그래서 태양전지로 넓은 땅을 가득채워도 별 문제가 없는 동네는 사실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그 때는 또 거기서 기존 전력망에 이어지는 전력선을 제대로 갖추는 게 문제지만.


한데 호주에서 Going Solar라는 양반들이 멋지게 이 문제에 한 가지 해답을 내놓았더군요. 고속도로를 따라 태양전지벽을 죽 설치한 겁니다. 방음벽으로 말이죠. 툴러마린 칼더 고속도로 인터체인지에 500m에 걸쳐 설치된 이 태양전지벽은 바로 주변 주거지에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라 별도로 전력선을 가설할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매년 생산하는 전기가 대략 18.7메가와트로 15년 정도면 투입된 비용을 다 뽑고도 남을 것이라고.

최근 본 중에 '도시'에서 쓸만한 시스템 치고는 가장 전망이 밝아 보이는 태양광 해법인 것 같습니다. 근처에 방음벽있는 동네들, 저런 해법을 한 번 고려해보셔도 좋으실듯. (inhabitat에서)

2008년 8월 23일 토요일

만 년 후를 준비한다는 것

"(원자력 에너지는) 화석 연료는 아니지만 매장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으로 분류된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1만 년' 이상 방사성을 띠기 때문에 처리하는 일이 극히 어렵고 위험할 뿐더러 처리 과정에서도 부수적인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

이 지적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덧붙이자면, 원자력 에너지로 상업 발전을 시작한 지 무려 50년이 지났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을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일부 언론의 호들갑에도 불구하고, 한국·중국·인도를 제외하고는 원자력 발전소 확대를 쉽게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일찍부터 준비해온 스웨덴의 상황을 보면, 이것이 얼마나 골칫거리인지 잘 알 수 있다. 스웨덴의 과학자들이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하면서 고심하는 문제 중 하나는 바로 '위험 경고'를 어떻게 표시할 것인가이다. 오랜 시간을 외부와 격리해야 하는 이 처리장에 현재 언어로 "위험하다"고 써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강양구, "MB氏, 녹색 타령 하려면 이 정도는 돼야 해!", 프레시안 에서
강조는 제가 붙인 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원자력이란 최소한 만 년 후를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원자력이라는 게 나름 이점이 있으면서도 쉽사리 '환경친화적'이란 수식어를 얻지 못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어요. 가까운 미래의 전력수요를 위해 먼 미래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 아무리 봐도 이건 지속가능성의 정의와는 상반되죠. 그래도 그래야만 한다면 최소한 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바를 다하려고 노력해야 하겠죠. 한데, 우리네의 '원자력 르네상스', 이런 식으로 잘 준비되고 있는 걸까요?

기술적인 쪽은 일단 빼고, 여기서는 강양구 아저씨가 소개한 스웨덴 기술자들의 고민을 조금만 확장해 볼께요. 만 년 후에 우리네의 언어가 아직 그대로 있을꺼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전에 만 년 후에도 지워지지 않을 경고표시는 어떤 방식으로 그려야 할까요? 만 년 후에도 읽을 수 있게 하려면 원자력발전소 매뉴얼은 어떤 형태로 어떤 재질의 미디어에 저장되어야 할까요?

우연인데, 맥락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고민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어요. '긴 현재 (Long Now)' 재단이라고 말입니다. 일단 이 양반들은 만 년을 준비한다면 우리네 달력 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올해는 그러니까 2008년이 아니라 02008년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그와 더불어 긴 현재를 대비하는 프로젝트들을 하나 씩 둘 씩 찾아서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만 년을 견디는 시계 프로젝트가 있죠. 만 년을 견딜만한 장소를 찾아서 그 위에 만 년을 견디도록 설계된 시계를 놓는 거죠. 이 시계는 최근 SF작가 닐 스테픈슨의 새 작품 [Anathem]영감을 주었다고 해서 또 화제가 되었었습니다. 이 시계, 아날로그에요. 아직 우리가 아는 디지털 미디어중에 만 년을 견딜만한 게 없다고.

중성지로 만든 종이책의 수명은 대략 1,000년쯤, 잘 보존해도 2,000년쯤이 한계라고 합니다. CD나 DVD는? 100년을 넘기기 어렵다고들 합디다. 그냥 집에서 굽는 CD의 수명은 2~5년이라는 말도 있었고. 게다가 디지털 미디어에서는 계속 표준이 바뀌니까요. 미디어가 보존되었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가 없어서 보거나 들을 수가 없는 일이 생길 수도 있죠. 표준전쟁에서 패배해 사그러져간 비디오 베타 표준이 좋은 예겠죠. (이걸 한 눈에 볼 수 있는 게, 1960년 판 [The Time Machine]이었죠. 미래에 간 주인공이 만지기만 해도 부스러지는 책 때문에 절망하는 장면과, 손으로 고리를 돌리면 재생되는 미디어로 단편적인 정보를 얻는 장면에서 처럼.)

'긴 현재' 재단은 이런 기록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안도 준비해왔습니다. 10년 전에 시작된 이네들의 작업은 중간에 로제타 프로젝트란 이름을 얻었죠. 세계의 언어를 모아 디스크에 수록하는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바로 얼마 전에야 나왔어요.


로제타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지름 7.5cm 정도의 로제타 디스크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게 디스크의 뒷 면이에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8개의 언어로 "Languages of the World: This is an archive of over 1,500 human languages assembled in the year 02008 C.E. Magnify 1,000 times to find over 13,000 pages of language documentation."란 말을 새겨놓았습니다. 글자가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점점 줄어드는 게 디자인은 그냥 멋이 아니라 로제타 프로젝트를 읽는 법을 알려주는 힌트입니다. 확대해서 보면 된다는 거죠.

로제타 디스크에는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로, 다시 말해 우리가 바로 읽을 수 있는 페이지들이 그대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1-3절을 1,500여개의 언어로 번역한 13,500여 장의 자료가 디스크 한 면에 새겨져 있어요. 750x 현미경으로 읽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합니다. 디스크의 수명은 최장 만 년까지 연장될 수 있지만, 이네들은 2,000년을 일반 수명으로 간주하고 있어요. 또한 LOCKS (Lots of Copies Keep ‘em Safe) 원칙에 따라 몇 개의 카피를 더 만들어 세계 곳곳에 보관할 계획도 진행중이구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네들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첫 로제타 디스크는 2004년 ESA(European Space Agency)가 발사한 로제타 우주 탐사선에 실렸다고 하네요. 이 탐사선 2014년에 한 헤성에 내리앉을 예정인데, 임무를 마치면 계속 혜성과 함께 태양을 돌 것이라고.)

그러니까, 만 년 후, 혹은 몇 천 년 후를 준비하는 일은 뭐 하나만 해도 저렇듯 어려운 것이더란 말입니다. 기술적인 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인 면도 만 년 후에는 참 많은 것들이 달려져 있을테니 말이에요. 한 면에 8개의 언어를 골라 수록한 이유도 적어도 저 8개 언어 중 하나는 천 년, 만 년 후에도 살아 남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준비한 거죠. 보장은 없지만.

많이 돌아왔지만, 만 년 후를 준비한 다는 건 '언어'라는 것 하나 만으로도 생각할 게 참 많은 일이더라는 겁니다. '긴 현재' 재단 아저씨들의 논리에 따르자면 우리나라 원자력 폐기물 처리장에서 여러 언어로 위험을 표기해야 맞겠죠. 몇 천 년 후에도 최소한의 기술로 읽을 수 있을 미디어를 같이 준비해 놓고 말입니다. 웬지 그 때는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아주 적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우울하네요. 당장 급한 일만 서둘러 일단 일이 되도록 한다... 는 식의 발상에서 녹색성장이 자리잡긴 어렵죠.

1973년에 덴마크는 중동에서 99%의 에너지를 수입했습니다. 그러다 오일파동을 겪으면서 자국의 에너지 구조를 급속하게 바꿔 나갔죠. 현재 덴마크는 중동에서 전혀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체 에너지 생산의 20%가 풍력이고, 청정 에너지 기술은 최근 덴마크의 주요 수출 업종으로 급부상했죠. 선택의 문제에요. 그리고 그 선택은 선택의 기간을 얼마로 잡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됩니다. 다시 묻죠. 만 년의 시간을 두고 생각했을 때 우리네의 '원자력 르레상스' 잘 준비되고 있는 걸까요? 아니 그 전에 꼭 필요한 것일까요?

2008년 8월 18일 월요일

가솔린 가격 타임라인

지도라고 하면 조금 애매하려나? 시간축 지도라고 생각하지요. Dipity에서 제공하는 타임라인 서비스로 만든 가솔린 가격 타임라인이랍니다. 시각화라는 측면에서는 꽤 쓸만한데요? 원래는 블로그 같은 곳에서 share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는 데, textcube에서는 아직 (아마 앞으로도?) 붙여넣기 어려울 것 같아요. 그놈의 iframe 태그가 뭔지. 여하튼 한 번 보실만 합니다. (Flowing Data에서)

2008년 8월 16일 토요일

우리집 에너지 소비를 '본다', 에너지허브


에너지허브는 집의 에너지 소비를 깔끔하게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로 보여주는 기구입니다.  그냥 현재 소비만 보여주는 게 아니고 소비 추세를 따라가거나, 월펼 목표도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죠. 위성과 연결되는 방식이라 사용자는 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도 열람하거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구를 쓰는 동네 다른 집들이 얼마나 잘 절약하고 있는 지도 비교해 볼 수 있다고. 흠,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 좋겠네요.

보다보니 어째 구성이 소셜 다이어트 사이트하고 비슷한 면이 있네요. 하하. 사실 비슷한 면이 없지 않아 있어요. 절약 프로그램, 혹은 계획 같은 것도 제시해주면 정말 비슷해질 것 같네요. 일단 에너지허브로 에너지 절약에 필요한 정보를 갖추고 나면 나머지는 사용자가 하기 나름인 게죠? 적어도 어디서 몰라서 못한다는 이야기는 못할 테니 말이에요.

아직 가격 등의 이야기는 없지만, 아이디어는 좋은 것 같습니다. 역시 이후 어떤 소식이 들릴지 기대되는 물건이에요. (inhabitat에서)

2008년 8월 14일 목요일

지오스, 콜로라도 아르바다의 그린 커뮤니티


녹색 도시 혹은 녹색 공동체라는 기획이 점차 현실화되는 단계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동안은 말싸움이었고 개념잡기였는 데, 하나씩 둘씩 구체적인 계획에서 개발로 이어지는 동네가 늘어나고 있더라는 겁니다. 중국에서, 캐나다에서, 인도에서 그리고 에스토니아에서도.

GEOS는 미국의 콜로라도 덴버 근처의 도시 아르바다에서 진행중인 프로젝트입니다. 기본적으로 십만제곱미터(약 6만평)이 넘는 대지에 대략 80제곱미터(약 24평)부터 325제곱미터(약 100평)까지의 주택 250채가 들어서는 계획이에요. 복합개발방식인데, 꽤 밀도있는 개발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의 40%를 녹지로 남기는 알찬 계획이죠.

여기까지는 사실 그냥 개발계획이죠. 이 계획이 그린 커뮤니티 계획인 이유는 에너지 쪽에서 자급자족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기 때문이에요. 능동형/자연형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기를 저장/공급하고 이게 부족할 때는 지열 발전으로 충동할 것이라고. 여기서 보다 중요한 점은 - 제 생각에 - 각 가구의 에너지 사용량을 거주자들이 잘 알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도입이 된다는 겁니다. 알아야 아끼는 것도 아낀다는 말이죠.

흠, 대신 이 프로젝트에는 '쓰레기' 이야기는 없군요. 에너지 자급자족에 집중하는 듯.

저 프로젝트, 2006년에 Colorado AIA Citation Award, Denver AIA Honor Award, 그리고 Denver AIA Sustainability Award를 휩쓸었습니다. 2008년 가을에 착공해서 2009년 여름에는 분양에 나설 예정이구요. 일 년후라, 그 때까지는 이와 비슷한 개발이 다른 곳에서도 좀 더 많이 나오게 될까요? 한국이라면? (inhabitat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