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7일 일요일

허리케인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


미국 이야기에요. 플로리다와 텍사스 사이에 있는 걸프만에는 미국의 석유가 생산되고 정제되는 시설들이 몰려있죠. 한데, 이 동네는 매년 여름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는 곳이기도 해요.

EIA (Energy Information Agency)는 이번 허리케인 구스타브를 맞아 이 허리케인이 미국 유가에 미치는/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급히 냈었습니다. 위에 걸어둔 지도는 걸프만의 석유산업이 허리케인으로 입을 수 있는 피해가 얼마나 심각할 수 있는 지를 한 눈에 보여줍니다. 빨간 점이 구스타브의 진로, 바다에 까맣게 들어선게 석유 생산/정제 설비에요. 실제 구스타브가 진행할 때 이 지역에 있는 설비의 98%가 운행을 정지했었죠. 다행이 구스타브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고, 그로 인한 피해도 적었죠. 그렇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유가는 하락했구요.

한데 생각해 보죠. 만약 지구온난화 때문에 매년 허리케인이 더 세지고 커질거라는 가설이 사실이라면, 이 지역은 앞으로 매년 점점 더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석유 생산의 중심지가 석유경제의 결과를 가장 절실하게 경험하게 되는 것이죠. 아이러니긴 한데 씁쓸하군요. 만약 저 동네 석유 시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면, 어쩌면 우리가 아는 어떤 사고보다도 거대한 석유유출사고를 보게 될지도 모르니까 말입니다. (TreeHugger에서)

댓글 2개:

  1. 음... 온난화 때문에 허리케인이 더 거세진다면...장기적으로 설비 이전의 경제성은 높아지겠네요. 옮기겠죠, 뭐. 유가는....그냥 온난화 라는 말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다른 변수는 무시하고)



    근데, 이렇게 설비들이 집약된 단지는 항상 대단히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건 좀 인정을 해야할 것 같아요. 태안 유조선 건도 비슷하게 이해해야 할 것 같구요. 그걸 다들 '천재지변' 이라고 당연히 없어야 할 일이 생긴 듯 말하지만, 발생확률이 '0'는 아니잖아요(사실 충분히 높은 듯). 게다가 그 정도 밀집되면 사건 발생시 피해액은 천문학적이고...그냥 기대값 이란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닐 것 같은데...보험료가 proxy가 될까요? 얼마나 되려나 궁금해지네요. 하긴, 보험료가 이런 사태에서 야기되는 사회적 비용을 반영하진 못하니 큰 의미는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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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nigo - 2008/09/08 12:59
    사실 저 지역은 굳이 요즘이 아니라도 수십수백년간 계속 허리케인의 영향력 아래 있었던 동네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동네가 석유 생산/정제에 적합한 동네라 저런 시설이 밀집하게 된 것이고. 그래서 쉽사리 시설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그게 문제더라는 겁니다. 그리고... 단지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은 어디나 대단히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죠. 해서 도시는 가장 편리한 살 곳이자 가장 위험한 곳이기도 하고. 굳이 뉴올리언즈의 예를 들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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